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든 ‘6억 원 미만’ 아파트로 ‘영끌’족의 거래가 활발했던 강북구의 ‘번동주공’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며 호가가 뛰고 있다. 최근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워 재건축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30평대의 경우 매매 호가가 9억 원대 중반까지 오른 상황이다.
6일 강북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번동주공1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구청에 예비안전진단 신청서를 접수했다. 1430가구 규모의 번동주공1단지는 1991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32년 차를 맞았다. 전체 가구 수의 36.5%(522가구)의 동의율을 획득해 예비안전진단 신청 요건(10%)을 훌쩍 넘겼다.
예비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으로 정밀안전진단에 앞서 지방자치단체가 육안으로 건물 노후도를 파악하고 안전진단 필요 유무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후 진행되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이하를 받아야 재건축이 가능한데 E등급의 경우 바로 재건축이 확정되지만 D등급을 받으면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한 차례 더 거쳐야 한다.
번동주공1단지는 한때 서울 내 6억 원이 안 되는 소형 아파트로 영끌족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전용 49㎡의 경우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4억 원대에 거래가 됐지만 지난해 초부터 6억 원대를 넘어섰고 가장 최근 거래인 올 4월에는 7억 20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보다 면적이 큰 전용 79㎡의 경우 올 4월 9억 1500만 원에 매매되며 9억 원대를 돌파했다. 번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2030 내 집 마련 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여기에 재건축 호재까지 겹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번동주공은 총 5개 단지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영구임대아파트인 2·3·5단지를 제외한 1단지와 4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4단지(1991년 준공)는 1단지보다는 규모가 작은 900가구다. 높은 주민 동의율을 바탕으로 재건축 논의를 시작해 지난달 추진준비위 발대식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