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여야 한목소리에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다시 수면위로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자, 70%는 '중저신용자'

수수료 등의 문제로 업권간 갈등 여전히 남아

금유위 이해관계자 의견 들어보겠다 입장선회


정치권에서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던 논의가 재개되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떨어뜨리고 신용도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대환대출 플랫폼은) 무엇보다 필요한 사업”이라며 “소비자들이 더 쉽게 대출을 옮길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 구축을 위해 금융업권의 의견을 신속히 수렴해 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6일 ‘원스톱 대출 이동제 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야가 모두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금융위원회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추진하고 시스템을 완비했지만 전통 금융사들이 플랫폼 종속, 출혈 경쟁 등을 우려하면서 계획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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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지금도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자의 대부분이 저신용자인만큼 취약 계층의 금융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자의 70%는 신용점수 700점 미만의 중저신용자다. 5월 말 기준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심사를 받은 이용자가 약 417만 명에 육박함을 고려하면 이중 292만여 명은 중저신용자였던 셈이다. 누적 대출 실행 금액은 11조 1442억 원에 이른다. 핀다의 경우도 신용점수 700점 미만 이용자 비중은 전체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자의 73%에 달했다. 700점대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89%까지 커진다. 핀다 관계자는 “500점대도 대출이 된다”며 “개별 저축은행·캐피털에서 거절당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플랫폼은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상품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에서 대환대출을 여러 번할수록 신용점수가 높아지기도 했다. 핀다가 1~5월 대환대출 이용자의 신용점수 추이를 살폈을 때 대환대출 1회 이용 고객보다 2회 이용 고객의 신용점수 상승률이 평균 7%포인트 높았다. 대환 횟수가 2회에서 3회로 늘면 신용점수 상승률은 평균 3%포인트 더 올랐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1·2금융권,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업체, 우수대부 업체 등 다양한 금융기관 대출 상품에 대한 금리나 한도 조회가 가능하고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는 데도 플랫폼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취약 계층의 금융 지원을 강조하는 정치권은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 금융권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참여는 저조하다. 현재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가 각각 52개, 54개, 62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있지만 이중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참여율은 5%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논의가 다시 점화돼도 업권 간 갈등이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플랫폼을 통해 대출이 이뤄질 경우 상품 소개 수수료나 대환 시 중도상환수수료 등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쟁점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여전히 봉합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다시 들어보고 달라진 것들이 있는지 살피겠다”고 전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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