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기고]에너지믹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객원교수

글로벌 생산량 줄고 탄소배출 많은

천연가스 수요량 최대한 억제하고

재생에너지·원전 최대한 활용토록

정치권 이념편향 대신 새 플랜 짜야

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객원교수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객원교수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확정됐다. 현재 전체 에너지 믹스 가운데 27.4%인 원전의 비중을 2030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하며 석탄 발전은 수급 상황 및 계통을 고려해 감축을 유도하고 재생에너지는 보급 여건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믹스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발전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는 석탄·원자력·천연가스·재생에너지가 있다. 전력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 발전을 줄여야 하고 원전 건설에는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 불리한 기후 여건으로 재생에너지 확장이 여의치 않다 보니 발전 연료로서 천연가스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천연가스 공급이다. 국제 가스 수출국의 전망으로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가스전에서 생산량 감소를 고려할 때 2050년에는 전 세계 가스 수요의 31%를 새로 찾는 가스전에서 충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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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자원인 석유와 천연가스는 무한정 솟아 나오는 화수분이 아니다. 국제 석유 정보기관인 IHS의 자료에 따르면 석유와 천연가스 발견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지난 10년간 지구상에서 발견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량의 연간 평균값은 현재 인류가 쓰고 있는 연간 수요량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추가로 발견한 자원량이 급감한다는 것은 미래에는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게다가 전기차 수요 증가로 수요 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는 석유에 비해 천연가스 수요는 2020년 대비 2050년에는 무려 46%나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는 석유와 달리 액화시키거나 장거리 가스관을 통해서만 수송할 수 있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의 수급 불균형 가능성은 석유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자원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 전쟁이 끝나더라도 수급 불균형에 의해 에너지 가격, 그중에서도 특히 천연가스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는 에너지 믹스에서 천연가스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천연가스가 청정에너지라고 하지만 천연가스는 화석연료의 일종으로서 석탄 발전의 반에 해당하는 탄소를 배출한다. 탄소 저감 차원에서도 천연가스 수요 확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보수는 원전, 진보는 재생에너지’라는 논리로 제로섬 게임을 해오는 과정에서 서로 단점을 들춰오면서 싸우느라 둘 다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제는 싸울 때가 아니다. 발전 연료비 부담이 없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치솟는 연료비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같이 성장해나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원전 확대를 위해서는 핵폐기물 처리와 주민 수용성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기후 여건에 있어 결코 유리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지방자치제에 맡길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제대로 확장해나가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이고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원전 모두 최대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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