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이든, 라틴계 '타코'에 비유했다가 구설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라틴계 유권자를 멕시코의 대표 음식인 '타코'에 빗댔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된 미국의 라틴계 시민단체 '유니도스 유에스(UnidosUS)' 연례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해당 단체를 30년간 이끈 라틴계 출신 라울 이자귀레 전 민주당 의원의 공로를 높이 사는 동시에 라틴계 공동체가 특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곳 샌안토니오의 '아침용 타코'만큼이나 특별하다(unique)"고 비유했다.



샌안토니오는 인구의 약 65%가 히스패닉 및 라틴계로, 그중에서도 멕시코계 미국인 비중이 높다. 바이든 여사의 '타코만큼 특별하다'는 발언은 이런 배경을 고려해 라틴계 표심을 겨냥한 비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수진영과 히스패닉계는 '편견에 입각한 발언'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공화당 소속 앤디 빅스(애리조나주) 의원은 트위터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민주당에서 잇달아 '이탈'하는 이유를 알겠다"고 비꼬았다.

히스패닉계 언론인협회는 성명을 통해 "라틴계의 유산은 수많은 디아스포라와 문화, 음식 전통으로 구성됐다"며 "고정관념으로 격하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단체는 바이든 여사와 그의 연설 집필자들이 "우리 공동체의 다양성에 대해 더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히스패닉이 멕시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코 사진' 일화를 함께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히스패닉 표심을 겨냥해 트위터에 타코를 먹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난 히스패닉을 사랑해요"라고 적었다가 정치권 안팎에서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