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무증' 요구한 왕개미, 단타 쳐 11억 차익…'먹튀' 주의보

'무증' 기대감 55% 뛴 신진에스엠

임원 등 지분매도 소식에 15% 뚝

지니너스도 '무증' 사전 유출 의혹

전문가 "무증과 주가 관계 없다"





무상증자 테마가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하고 ‘먹튀’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무상증자가 마치 주가 상승의 ‘치트키’처럼 여겨지면서 무상증자 요구 또는 추진 루머만 돌아도 주가가 널뛰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진에스엠(138070)은 이날 전일 대비 14.88% 하락한 1만 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급락한 까닭은 ‘무상증자’에 있다. 앞서 신진에스엠은 7일 공시를 통해 김 씨와 특수관계인 나 씨가 6월 17일과 7월 5일 장내 매수로 주식 108만 5248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전체 주식 중 12.09%에 달하는 지분이었다. 특히 김 씨는 보유 목적을 “무상증자와 주식거래 활성화 위한 기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고 밝히며 투자자들에게 무상증자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8일 신진에스엠이 “유통 주식 수 확대 등을 위한 무상증자를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면서 타오르던 기대감에 기름을 부었다. 이달 들어 주가는 무려 54.93%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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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김 씨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팔아치웠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다. 김 씨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경우 5영업일 내에 보유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점을 활용해 주가가 상승하던 7일부터 지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7일 2만 1508주를 매도한 것에 이어 8일과 11일 각 27만 4711주, 66만 4299주를 처리했다. 나 씨도 7일 500주 매도를 시작으로 8일 12만 4230주를 매도했다. 이들이 지분을 모두 정리한 후인 이날 전체 지분 108만 5248주 매도에 대한 공시가 나왔다. 이들의 취득가가 9200~1만 1200원인 것과 처분가가 1만 2000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총 11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진에스엠의 임원인 김홍기 비상무이사 또한 7일과 8일 장내 매도를 통해 7만 8537주를 팔아치워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니너스(389030) 역시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며 미공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달 29일 지니너스는 보통주 1주당 2주를 신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시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29일 전날 대비 6.13% 떨어졌다. 통상 ‘호재’로 인식되는 무상증자 특성상 공시 발표 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된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무상증자 발표 전 지니너스 주가가 별다른 호재 없이 한 달 만에 약 20% 상승했던 것을 토대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무상증자 소식이 미리 돈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 지니너스의 무상증자를 언급한 게시글도 꽤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터스(278650)를 시작으로 공구우먼(366030)·조광ILI(044060)·케이옥션(102370) 등의 주가가 무상증자로 줄줄이 급등하며 ‘무증’에 대한 투자자들의 무조건적인 믿음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상증자는 기업에 실질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주식만 발행하는 것”이라며 “무상증자와 주가 간 관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상증자로 반짝 상승했던 주가가 이후 급락할 수 있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인카금융서비스(211050)·노바렉스(194700) 등은 무상증자로 주가가 뛰어올랐지만 한 달 후 각각 20.30%, 13.47% 급락한 바 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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