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폰’으로 알려진 낫싱 ‘폰원(Phone (1))’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특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폰원은 국내에서도 직구를 통해 간접 진출,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체제가 고착화된 한국 시장에서 ‘제3 지대’를 노리고 있기도 하다.
13일 영국 테크 스타트업 낫싱은 폰원을 공개했다. 폰원은 미려한 디자인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전면과 옆면은 아이폰을 연상케 하고, 투명한 후면은 400개 이상 부품을 드러내는 독창적인 모습이다. 후면에는 900개 LED가 전화 발신자·앱 알림·충전 상태 등을 알려준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기반 ‘낫싱 OS’다. 자체 디자인 위젯·폰트·효과음 및 배경화면을 지원한다. 낫싱 OS는 뒤로가기·홈 버튼 등이 없다. 애플 iOS와 유사한 사용경험이다. 이날 칼 페이 낫싱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체된 업계에서 변화의 시작과 경험을 만드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는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운 신형 스마트폰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 아이폰에 비해 디자인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낫싱이 폰원을 만들며 디자인을 강조한 이유다. 폰원은 외관 뿐 아니라 내부 폰트와 UX 등에서도 일체감을 내세워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폰원 디자인 리드는 역시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국 다이슨 출신인 아담 베이츠가 맡기도 했다.
업계는 폰원이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된 국내 시장에서 ‘틈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디자인에 민감한 소비자층에 소구하는 동시에 아이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을 공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폰원은 128GB 내장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399파운드(62만 원)로 시중 보급형 스마트폰과 유사한 가격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만 가격에 걸맞는 평범한 성능과 한정된 국내 유통망은 폰원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폰원은 모바일AP로 스냅드래곤 778G+를 탑재했다. D램은 8~12GB(기가바이트)다. 또 최대 5000화소 후면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120Hz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는 6.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최신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흔하다.
폰원은 국내 정식 발매 계획이 없다고 한다. 대신 이커머스를 통한 해외직구로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때문에 통신사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비슷한 가격대 스마트폰이 기기값 0원의 ‘공짜폰’으로도 구매 가능한 점과 비교해 큰 장애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매해 알뜰폰으로 사용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으로 보인다”며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힘들겠지만 틈새 시장에서 화제를 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