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매수세 위축 심화…서울 주택 거래량 역대 최저 찍나

■한은, 초유의 빅스텝…빙하기 닥친 부동산시장

'똘똘한 한 채'로 더 몰려 양극화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빨라질듯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은 매수 심리가 더욱 위축되며 거래 빙하기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뚜렷해져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매수 대기 수요가 임대차 수요로 전환되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의 전례 없는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잠재 매수자들의 매수 심리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 2% 돌파는 감내할 수 있는 이자 부담의 임계점을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거래절벽’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택 보유자와 신규 시장 진입자 모두 이자 부담이 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은 매도 압력보다 매수세 위축에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매매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위축되는 모습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75%로 인상된 지난해 8월 26일 3만 896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후 금리가 오를 때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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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거래는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부동산 매매 건수는 4064건이었으나 금리 인상 직후인 9월에는 2691건으로 대폭 감소했고 올 들어 5월에는 1738건으로 위축됐다. 시장에서는 이달 서울 주택 거래량이 최소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거 2010~2011년 금리 인상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했던 지방, 지방 광역시가 금리 영향을 먼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서울 주요 지역의 15억 원 이상 주택은 몇 년째 대출이 안 돼 영향이 적겠으나 15억 원 이하 집값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심화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며 임대차 시장이 활성화되겠지만 전세대출 부담이 커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월세 이율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금리 인상은 상업용 부동산에 굉장한 악재”라면서 “대부분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데 이자가 늘어나면 수익률이 떨어져 실거래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민구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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