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11년간 서울에서 활동하며 느낀 소회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는 한국에서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어떤 직장에서 일할지,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와 자동차를 구매할지 등을 묻는 브랜딩을 뜻한다며 꿈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에 놀랐다고 말한다. 한국만큼 엇비슷한 목표를 향해 모두가 무한 경쟁을 펼치는 나라는 드물며, 정형화된 성공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낙오하는 사람에게 한국만큼 가혹한 곳도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능력보다 스펙, 스펙보다 눈치를 중시하는 의전형 업무 환경, 기형적인 접대 문화, 창의적인 소통보다 상명하복을 강조하는 회사 시스템이 잠재력을 좀먹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타자를 배제하고 극단적 흑백 논리로 이익을 취하는 한국 정치·종교·언론의 문제도 짚는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