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2010년 2월 공시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3년 6개월 만에 2%를 넘어섰다.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 압박에 수신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어 코픽스는 연내 3%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전월 대비 무려 0.40%포인트나 올랐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1.83%,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42%로 전달보다 각각 0.15%포인트, 0.11%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역시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에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코픽스 상승은 은행의 조달 비용이 늘었다는 의미인 만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준금리가 상승한 것도 있지만 당정의 압박으로 올린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다시 대출자의 어깨를 짓누르는 모양새가 됐다. 시중은행들은 당장 18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에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15일 4.15~5.13%에서 18일 4.55~5.53%로 올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샀던 대출자들은 물론 전세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한 세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빅스텝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올린 만큼 7월 코픽스는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주담대 변동금리는 7%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의 도어스테핑에서 “금융 리스크는 비금융 실물 분야보다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완전히 부실화돼 정부가 뒷수습을 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하는 게 국가 전체 후생과 자산을 지키는 데 긴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