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의 마이크 파워나 유명세로 따진다면 그 두 분(이준석·김동연)께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한 라디오(KBS) 인터뷰에서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이준석 대표나 김동연 지사 정도의 급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당내 비판과 함께 전당대회 출마 불허 통보를 받은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5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국회 내에서 기자회견장을 대관해주고 배석할 국회의원을 찾지 못해 결국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전 위원장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잘 챙기고 위기를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 난 곳은 메우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이 자신한 대로 유명세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에 뒤지지 않는지 온라인 민심을 들여다봤다.
SNS 언급량 李 > 朴…서로 연관어에 이름
온라인상에서의 주목도는 이준석 대표가 박 전 위원장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상의 텍스트를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이 선임된 3월 13일부터 7월 16일까지 SNS상 언급량은 이 대표가 22만 303건으로 박 전 위원장(19만 7521건)보다 많았다.
주차별로 살펴보면 박 전 위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3월 1·2주차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메시지를 활발하게 냈던 5월에 언급도가 높았다. 특히 ‘586 용퇴론’을 비롯한 민주당의 혁신을 주장했던 5월 4주차에는 이 대표보다 언급량이 3배 넘게 많았다. 그러나 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6월 첫째주부터 현재까지는 이 대표보다 박 전 위원장의 언급도가 낮은 상태다.
연관어에서도 서로의 이름이 포함됐다. 박 전 위원장의 연관어에는 ‘이준석’이, 이 대표의 연관어에는 ‘박지현’이 자리하고 있다. 공통되는 연관어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치’, ‘윤석열’ 등의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감성은 朴 우세…격차 좁혀져 동률
긍·부정 분석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이 대표보다 더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이들의 SNS상 긍·부정 분석 결과 박 전 위원장은 긍정감성이 27%로 이 대표(21%)보다 6%포인트 높았다. 다만 긍정감성이 3월에는 박 전 위원장 36%, 이 대표 20%로 16%포인트 차이가 났었으나 격차가 점점 좁혀져 7월에는 두 사람 모두 긍정감성이 21%를 차지했다.
부정감성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전체 기간동안의 부정감성은 박 전 위원장이 70%로 이 대표(77%)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월별로 살펴보면 3월 부정감성은 박 전 위원장 61%, 이 대표 79%로 18%포인트 차이가 났으나 격차가 줄어들어 7월에는 같은 77%를 기록했다.
김동연보단 SNS 주목도↑…민심은 金 우세
김동연 경기지사와 비교했을 때는 박 전 위원장의 온라인상 주목도가 더 높았다. 박 전 위원장의 SNS 언급량(19만 7522)이 김 지사(5만 9950)보다 약 3배 높게 집계됐다. 다만 긍·부정 분석에서는 김 지사의 긍정감성(57%)이 박 전 위원장(27%)보다 큰 폭으로 높았다. 두 사람의 긍정감성 격차는 최대 40%포인트(4월)까지 벌어졌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의 출마 강행을 비판하는 여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위해 규정을 바꾸는 것에 대해 76%가 반대했다. 찬성은 11%로, 중립 의견(13%)보다 적었다. 박 전 위원장은 18일 직접 후보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