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Global what] 86개 도시에서 "상환 못해"…대출 확대 '불끄기' 나선 中

■中 '주담대 보이콧' 일파만파

은행권 '부실대출' 부담 커지자

부동산 사업 자금 지원하기로

침체된 시장 되살릴지 미지수





1년 가까이 침체에 빠진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건설 중단 사태에 지친 분양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당국이 은행들에 부동산 사업 대출 확대를 지시하고 나섰다. 당국과 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8일 로이터통신은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가 전날 은행들에 부동산 개발 업자들의 자금 지원 요청이 합리적일 경우 이에 적극 응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큰 문제가 없는 ‘적격 부동산 사업’에는 대출을 확대하거나 연장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은보감회 관계자는 관영 매체에 “은행과 대출 기관은 (부동산 대출) 관련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며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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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아파트 공사 중단이 잇따르면서 제때 주택을 인도받지 못한 분양자들이 주담대 상환을 거부하는 사태가 각지에서 확산되는 데 따른 조치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헝다 등 부동산 대기업들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고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진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좌초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기준으로 86개 도시의 230개 부동산 프로젝트에서 건설 지연에 항의하는 주담대 상환 보이콧이 벌어지고 있다. 당국은 이 같은 사태가 더욱 확산될 경우 은행권도 부실 대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사회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공사 중인 한 건물 모습. 로이터연합뉴스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공사 중인 한 건물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일단 중국 당국과 은행들은 현재의 상환 거부 움직임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중국교통은행(BOCOM)과 중국농업은행(ABC) 등에 따르면 건설이 중단된 사업과 연계된 주담대 잔액이 전체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미만이다. 아울러 은보감회는 소규모 은행의 대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지방채 발행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컨설팅 기업 테네오의 가브리엘 윌다우 이사는 “당국의 지원으로 (건설 중단) 위기를 억제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침체의 골이 깊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일련의 조치로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중국 주택 가격이 10개월째 하락하며 신규 주택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건설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대출 상환 거부는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쳐 시장에 광범위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매수 심리 악화가 부동산 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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