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서부터 견조한 주가 흐름을 이어온 국내외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최근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익 체력이 좋은 바이오 업체들이 경기 방어주로 주목받으면서다. 이에 더해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가능성, 신규 시장 성장성 등 다양한 모멘텀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펀드평가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투자 ETF 중 수익률 1~3위를 모두 바이오 테마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KODEX미국S&P바이오(합성)’로 1개월 수익률이 30.63%에 이른다. 2위는 ‘TIGER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18.89%)’, 3위는 ‘TIGER미국나스닥바이오(18.51%)’로 모두 2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미국 바이오 업체에 투자하는 ETF들은 이날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바이오 ETF 역시 이 기간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 ETF 수익률 2~9위를 모두 바이오·헬스케어 테마가 꿰찼다. 국내 주요 바이오 업체들을 담은 ‘TIGERKRX바이오K-뉴딜’이 13.75%의 수익을 냈고 ‘KODEX바이오(12.86%)’ ‘KBSTAR헬스케어(12.38%)’ ‘ARIRANGKRX300헬스케어(11.73%)’ 등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의 평균 수익률은 -3.81%였다.
이들 바이오 ETF는 경기 침체 우려에 짓눌린 한미 약세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이익 체력이 주목을 받으며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의약품 및 건강 관련 제품은 경기와 무관하게 수요가 존재하기에 경기 침체 우려에도 실적 악화 우려가 없었던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업종 대비 공급망 문제가 적으며 원가에서 원자재 비중이 낮은 점 역시 장점으로 거론된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미국 빅파마가 1분기부터 기존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했다”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빅파마들의 주가가 시장을 웃도는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바이오 업체들이 기술 확보 및 연구개발(R&D)을 위해 활발히 M&A에 나서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바이오 업체들의 M&A는 파이프라인 기술 및 신약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상대적 매력을 높이게 된다. 이에 따라 비만, 면역 항암제 등 신규 시장 진출 속도 역시 가속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술 거래가 줄었던 상반기와 달리 주요 바이오 업체들의 M&A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가 방향성이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