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글로벌 갤러리인 페로탕(Perrotin)이 서울의 강북 삼청동에 이어 강남 신사동에 두 번째 전시공간을 연다. 서울에 상륙한 외국계 화랑 중 전시장을 두 곳이나 운영하는 곳은 페로탕이 처음이다.
페로탕 갤러리는 “서울의 두 번째 전시공간으로 강남에 ‘페로탕 도산파크’를 개관한다”면서 “페로탕 도산파크는 파리, 홍콩, 뉴욕, 서울, 도쿄, 상하이, 두바이 등 7개 도시에 분점을 둔 페로탕이 11번째로 선보이는 공간”이라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페로탕은 이번 확장의 의미에 대해 “강북과 강남의 중심지를 연결하며, 상호보완적인 위치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국내 미술계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로탕은 2016년 4월 종로구 삼청동에 첫 서울점을 개관했다. 한국에 정식 전시장을 열고 진출한 첫 번째 글로벌 화랑이었다. 뒤이어 10월에 바라캇, 이듬해인 2017년 3월에 페이스갤러리와 12월 리만머핀갤러리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외국 화랑들의 국내 ‘상륙’은 한국미술시장의 성장과 함께 5년 후 ‘확장’으로 이어졌다. 용산구 한남동의 페이스갤러리는 지난해 5월 리움미술관과 좀 더 가까운 쪽으로 확장 이전했고, 삼청동에 있던 리만머핀은 지난 3월 전시장 규모를 키워 한남동으로 옮겨갔다.
페로탕은 한국작가를 가장 많이, 적극적으로 후원·홍보하는 글로벌 화랑이다. 작고한 정창섭을 비롯해 박서보·김종학·이배를 전속작가로 확보해 꾸준히 알려왔고 미술관 소장·전시를 이끌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박가희 작가를 발굴했고 이승조를 홍콩, 김홍석을 도쿄에서 소개했다.
새로 개관하는 ‘페로탕 도산파크’는 도산공원과 호림아트센터(호림박물관) 사이에 위치했다. 인근에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강남센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와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갤러리와도 인접했다. 6년 전 문 연 첫 번째 페로탕 서울도 국립현대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 글로벌 경매회사 크리스티, 국제·현대·학고재·원앤제이·이화익갤러리 등이 밀집한 삼청로에 자리를 잡아 방문객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집적효과를 극대화 했다. 페로탕 도산파크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한남동으로, 페로탕 서울은 큰 길 하나를 가로지르면 인사동으로 이어지는 확장성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페로탕 도산파크는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총 190㎡ 규모의 공간이다. 오는 8월 27일 개관 기념전으로 LA에서 활동하는 영국계 미국 작가 엠마 웹스터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페로탕 측 관계자는 “개관 일정은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9월 2~5일)과 키아프 서울(9월 2~6일)의 개최 일정에 맞췄다”면서 “프리즈 서울의 페로탕 부스에서는 뉴욕 기반의 작가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작품들을 아시아 최초로 소개하고, 키아프에서는 다양한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