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정치 리스크에…ARM 영국 상장 보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로이터연합뉴스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한 반도체 기술기업 ARM의 영국 런던 증시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와 주요 내각 인사가 줄사임하는 등 영국 정치 환경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로비하며 ARM의 영국 증시 상장을 추진해왔다. 제리 그림스톤 투자부 장관과 크리스 필 디지털부 장관은 이에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 측과 영국 증시 상장 조건과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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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달 초 장관과 의원 등 50명에 이르는 내각 관계자가 줄사퇴하고 이에 존슨 총리마저 사임하면서 소프트뱅크는 영국 정부의 ARM에 대한 상장 논의를 중단했다고 FT는 익명의 회담 관계자의 발언을 빌어 전했다. 논의를 주도하던 그림스톤 장관과 필 장관 모두 영국 내각이 와해되는 과정에서 사퇴했다.

소프트뱅크는 애초 기업가치나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해 영국 보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 측 정부가 ARM을 런던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건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동안 소프트뱅크는 뉴욕과 런던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이번 논의 중단이 사실상 영국 상장 추진을 중단하는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T는 복수의 관계자가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런던 증시 상장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으며, 블룸버그 통신 역시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상대방이 없다면 협상은 진척될 수가 없다”며 “소프트뱅크는 ARM의 런던 상장 대신 내년을 목표로 미국 상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지난달 30일 성추행 혐의로 사임한 크리스토퍼 핀처 전 원내 부총무가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그를 원내 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위기에 빠졌고, 결국 사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파티를 즐겼다는 이른바 ‘파티 스캔들’은 물론 각종 사생활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핀처 전 원내 부총무에 관한 의혹에도 거짓말 해명을 한 점이 드러나자 내각의 장·차관급 50여 명이 먼저 사임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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