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용산까지 ‘국가상징대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옛 청와대와 현재 용산 대통령실을 잇는 도로를 국가 상징으로 한다는 것인데 역사성 부족 등 논란도 예상된다.
서울시 산하 지역 관광 기구인 서울관광재단의 길기연 대표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했는데 여러 이야기가 나오던 중 광화문에서 용산까지 국가상징대로를 만드는 안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길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 주변을 과거 청와대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 재단은 어떤 사업을 진행 중인가’라는 서울경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나왔다. 그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 같은 길을 조성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이태원 등 (관광)자원도 엮을 수 있다”며 “다만 서울역 주변이 문제로, 상당한 리모델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상징대로는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청, 남대문, 서울역, 용산 대통령실까지 잇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은 과거와 함께 현재·미래로 연결된다. 다만 광화문광장 사거리에서 남대문까지 도로(세종대로)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역사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청와대 개방은 관광업계에 엄청난 사건”이라며 “청와대를 기반으로 경복궁·삼청동·서촌까지 연결하는 관광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운영 주체와 관련해 “현재 청남대를 충청북도에서 운영하는 것처럼 청와대도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4년 안에) 서울시가 2800만 외래 관광객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하반기부터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외 마케팅을 전면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외 지사를 신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서울에 2800만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영국 ‘런던아이’ 대관람차 같은 거대 시설물이 필요하다”며 “특히 노들섬 등 한강 변을 살펴보고 있는데 물론 쉽지는 않은 사업”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와 경제 중심이지만 관광도시 이미지로는 파리나 런던·바로셀로나 등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향후 자치구별로 특성화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강북구 ‘도심등산관광센터’를 올 9월 정식 개관하고 광진구와는 가족 동반 여행에 적합한 ‘반려견 관광코스’를 추진 중이다.
글·사진=최수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