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투자한 중국 헬스케어 업체인 '클라우드 닥터'가 홍콩 증시 입성에 성공, 400억 원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2007년부터 중국 등 해외 투자에 관심을 쏟아온 LB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투자회사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1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가 투자한 클라우드닥터가 지난 6일 홍콩 증시에 상장해 대규모 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닥터는 모건스탠리와 JP모건체이스를 공동 주관사로 삼아 설립 약 7년 만에 상장에 성공했다.
2015년 설립된 클라우드닥터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과정을 디지털화한 소프트웨어(SW) 개발 헬스케어 기업이다.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제품인 ‘클라우드닥터 SaaS’와 ‘클라우드닥터 약국 솔루션’을 병원과 약국들에 공급하고 있다. 또 만성질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ClouDr’ 앱에서는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B인베스트 관계자는 "클라우드닥터는 병원, 약국, 제약사, 환자, 의사를 포함한 만성질환 의료산업 밸류체인의 주요 참여자들을 수직 계열화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 최대의 디지털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 제공 업체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LB인베스트는 클라우드닥터 설립 3년 차인 2017년 첫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2019년에도 후속 투자를 하며 총 92억 원을 투입했다. 투자는 각각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약정총액 815억 원)과 LB 유망 벤처산업펀드(1456억 원)를 통해 이뤄졌다.
LB인베스트는 클라우드닥터가 상장 후 한층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내년까지 실적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금 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를 통해 투자 원금의 5배에 달하는 500억 원 안팎을 회수하며 투자 6~7년 만에 4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만성질환 관리 시장 규모가 팽창하는데다 정부의 산업 육성책에 따라 클라우드닥터의 성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중국의 디지털 만성질환 관리 시장 규모는 1조8085억 위안(한화 약 3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의료 데이터 구축과 스마트 인프라 융합을 추진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LB인베스트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중 가장 돋보이는 해외 투자 성과를 이끌어온 곳으로 명성도 높이게 됐다. 그간 LB가 투자한 중국 기업 중 피피스트림과 유유춘은 바이두에, 식스룸즈는 중국 상장사인 송성연예에 각각 매각돼 상당한 수익을 거둔바 있다. 또 스프레드트럼과 롱치어는 각각 나스닥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며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의 길을 연 바 있다. LB인베스트는 이같은 투자 실적으로 최근 수년간 중국 내 2500여 개 외국계 VC 중 상위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왔다.
LB인베스트는 중국을 넘어 미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투자를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 대표는 "매년 전체 투자의 20% 이상을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협력 체계를 만들고, 해외 VC와 협력도 늘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