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9일(현지시간)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대북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방미로 해석된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체류 기간과 세부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 원장의 방미 일정과 관련해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보기관 수장의 동선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방미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원장의 이번 방미는 취임 후 예방 성격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월 취임했으며, 이번 방미 과정에서 카운터파트인 정보기관과 백악관, 국무부 등 관계자들과 상견례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윌리엄 번스 CIA 국장 등과도 만날 수 있다. 국무부 부장관 출신인 번스 국장은 김 원장이 외교부 차관으로 재직했을 당시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 상대를 지내는 등 김 원장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면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번스 CIA 국장이 방한했을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만큼 상호주의 차원에서 김 원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내고 언제라도 도발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김 원장은 북한의 도발 준비 상황과 도발 시 대응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과정에서 정보 당국 차원의 협력 관련 내용이 언급될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최근 논란인 탈북어민 북송, 북한 피살 공무원 사건 관련 내용이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