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이 전통 제약사 이미지를 벗고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첨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신약 개발이다. K바이오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CDMO 시장 진출과 함께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통해 수년 째 한자릿 수에 머물고 있는 영업이익률을 두자릿 수로 끌어 올려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재생의료세포처리시설(세포처리시설) 허가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월과 올 4월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과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은 뒤 이번에 세포처리시설 허가까지 받으면서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됐다.
CDMO는 위탁생산(CMO) 영역을 넘어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임상, 제조 등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고 R&D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CDMO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류재학 대웅제약 바이오R&D본부장은 “획득한 3가지 허가를 활용해 CDMO 사업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와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개발, 품질시험, 인허가 지원, 보관, 배송, 판매를 아우르는 ‘올인원 패키지’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분야에서는 최근 국산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스클루’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으로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대웅제약이 최초로 개발을 시작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4월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이외에도 섬유증 치료제 신약 ‘DWN12088’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약물을 2019년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지난해에는 전신피부경화증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대웅제약이 CDMO·신약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연결기준 2018년 2.68%, 2019년 4.01%, 2020년 1.61%로 악화했다. 다만 지난해 7.71%로 급반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7.72%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에 대한 회사의 의지가 강하다"며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R&D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올인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