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고혈압이 없는 사람들보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2배 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심장협회(AHA)에 따르면 조셉 에빙거 미국 세다스 시나이메디컬센터 산하 슈미트심장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혈압 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즉 '부스터샷'을 받아도 고혈압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입원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 감염 이후 중증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백신 추가 접종은 중증 위험을 최대 7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까지 받았지만 하위 변이인 오미크론에 감염된 후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 환자들에서 어떤 특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3차 접종까지 받은 912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145명(15.9%)이 코로나19 감염 후 병원에 입원했다.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고혈압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은 점을 참작해 변수를 조정했고, 그 결과 고혈압 단일 인자는 코로나19 입원 위험을 2.6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위중증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나이(고령)는 1.42배로 조사됐다.
고혈압이 심각한 코로나19 위중증으로 진행하는데 미치는 영향은 제2형 당뇨, 신장질환, 심부전,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 등 다른 만성질환이 없어도 계속 유지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만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입원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오미크론 변이 돌파감염은 모든 연령의 성인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반드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가장 아픈 사람이 아니었다"면서 "미국 내 성인 2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어 이는 중요한 발견"이라고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에 이날 실렸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혈압 환자는 1374만명으로 지난 2007년 708만명에서 667만명(48.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