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김치 등을 자신들의 전통 문화라고 주장하며 우리나라로부터 공분을 일으킨 중국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을 향해 자신들의 전통 의복을 베꼈다는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인 비하 광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디올은 서둘러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을 삭제했으나 중국인의 불만은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 신화망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프랑스에 있는 중국 유학생 50여명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서 디올의 문화 도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디올이 최근 출시한 치마 중 하나가 중국 명·청대 한족 여성들의 전통의상인 마멘췬(馬面裙)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는 마멘췬을 직접 입거나 들고 나왔으며 디올 측이 모방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디올은 올해 가을 컬렉션을 출시하며 해당 치마를 공개했다. 그러자 중국에선 치마 앞·뒤에 높은 트임이 있고, 양 측면에 주름이 있는 점 등이 마멘췬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디올 표절'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디올의 새로운 치마가 중국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았음에도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디올은 논란이 커지자 중국 홈페이지에서 해당 상품을 내렸지만 중국 내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공개됐을 당시 가격은 2만9000위안(약 560만원)이다. 해당 제품은 중국 홈페이지에선 사라졌지만 여전히 해외에선 판매 중이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에는 이 치마를 직접 구매해 마멘췬과 비교한 영상도 게재됐다. 이 영상은 영어와 불어로도 번역돼 해외 플랫폼에도 올라가는 등 모방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디올 측은 아직까지 별 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중이다.
한편 디올은 지난해에도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주근깨투성이 얼굴에 눈화장을 짙게 한 여성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전시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