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한바다 회의실. 정명석(강기영 분) 변호사는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정 변호사가 언급한 건 노부부 간 폭행으로 인한 살인미수 혐의 사건이었다. ‘술집을 나가야만 술집 여자야?, 왜 몸 파는 X처럼 남자한테 꼬리는 치냐’는 할아버지 말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격분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다리미로 때렸고, 결국 검찰은 할머니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말다툼이 폭행으로 또 이는 살인미수 혐의 적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 변호사는 “증거만 놓고 보면 누가 봐도 살인 미수”라며 “다리미로 노인네 이마를 때려놓고, 죽일 마음은 없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살인 의도가 없이 다리미로 폭행했다는 게 법적 논리에 맞지 않아 배심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자는 취지다.
‘고령에 치매가 있는 할아버지 병수발까지 한 할머니이 딱하니, 배심원들 마음에 호소하자’는 정 변호사 제안에 회의한 함께 참여한 우영우(박은빈 분) 변호사와 권민우(주종혁 분) 변호사, 최수연(하윤경 분) 변호사도 동의의 뜻을 표했다. 특히 권 변호사와 최 변호사는 각자 말 솜씨가 좋다며 우 변호사에 대한 ‘지원 사격’을 자청했다. 권 변호사는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한 경력을, 최 변호사는 신입 변호사 대상 스피치 대회 1등을 각각 강점으로 내걸었다. 뛰어난 언변으로 배심원을 설득하는 등 공익사건을 맡은 우 변호사를 돕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 변호사는 “피고인의 사정이 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며 단독 변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정이 딱해 보이기로는 장애만한 게 없고, 본인이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게 우 변호사가 내세운 이유였다. 결국 우 변호사는 생애 첫 변호로 고령의 할머니가 실형의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공익 사건을 맡게 됐다.
ENA 수목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 제도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국민참여재판법)’에 따라 2008년부터 시행됐다. 배심원이 된 국민이 법정 공판을 지켜본 후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평결을 내리고, 적정한 형을 토의하면 재판부가 이를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는 방식이다.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재판부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 가운데 하나는 피고인의 의사다. 국민참여재판법 제8조에서는 ‘법원은 대상 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간은 피고인이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다. 이 기간 중 서면제출이 되지 않은 때는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배심원이 될 수 있다. 다만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사람, 금고 이상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선고 유예기간이거나, 기간 완료 후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 등은 배심원으로 선정될 수 없다.
배심원 수는 사형·무기징역,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대상 사건에 대해서는 9인의 배심원이 참여한다. 이외 사건에서는 7인이 참여하지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공판준비절차에서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을 인정할 때에는 5인의 배심원이 참여할 수 있다. 법원은 배심원 결원 등에 대비해 5인 이내의 예비 배심원을 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