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물가에 경기 둔화 우려 확산…갈수록 나빠지는 기업 체감경기

경기 둔화 우려에 수요 점차 감소

환율 어려움 호소하는 기업 늘어나

극심한 내수 부진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최대의 공업단지인 인천 남동공단의 한 중견기업 주방가구 공장에는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다. 인천=이호재기자.극심한 내수 부진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최대의 공업단지인 인천 남동공단의 한 중견기업 주방가구 공장에는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다. 인천=이호재기자.




높은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마저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가 나빠진 만큼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가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80을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제조업 업황 BSI는 80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떨어지면서 2020년 10월(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둔화 우려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1차 금속이 22포인트나 하락했고, 전자기기 수요 둔화와 함께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9포인트 떨어졌다.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에 화학물질·제품은 8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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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반면 대기업은 6포인트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5포인트)이나 내수기업(-1포인트) 모두 체감경기가 악화됐다. 제조업체들은 가장 큰 경영 애로 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32.2%)을 꼽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17.4%),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10.3%)이 뒤를 이었다.

환율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도 6.8%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늘었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 초강세로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 가치도 함께 급락한 만큼 수출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본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진 80을 기록했다. 2021년 9월(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토목 설계·감리, 엔지니어링 등 수주가 줄어들면서 전문·과학·기술이 5포인트 떨어졌고,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환율·물류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도소매업도 3포인트 하락했다. 토목 수주 감소에 건설업 역시 2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17.9%), 불확실한 경제 상황(16.3%)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달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4.7포인트 내린 97.8을 기록했다. ESI는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지표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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