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딸이 얼굴과 실명을 공개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5000만 원 손해배상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1단독(김호춘 부장판사)은 윤 의원의 딸 김 씨가 초상권이 침해됐고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주간동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20일 기각했다.
앞서 김 씨는 주간동아 발행인·편집장·기자에게 공동으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올 1월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주간동아는 2020년 5월 29일 ‘윤미향 딸, 정대협 유럽행사에 참가한 사실 드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김 씨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현 정의기억연대) 유럽 평화기행 행사에 참가했는데 다른 대학생과 같이 350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참가했는지 확인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 김 씨의 미국 유학자금 출처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씨 측은 기사에 실명과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을 뿐 아니라 유럽 기행 참가비 부정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씨 측은 사인에 불과한 김 씨의 실명과 초상권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 절차를 배제해도 될 만큼의 공적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의 정대협 운영 중 횡령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컸던 시기에 행사 참가비용 조달에 있어서 부정 개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공익적 목적이었으며 △참가비 부정 개입 인식을 유도하지 않고 진실 규명 가능성 열어뒀으며 △김 씨가 윤 의원의 국회의원 등 공적 활동에서 직·간접적 수혜 입을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완전한 사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정대협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다른 매체에 정대협 홍보 목적으로 이미 공개된 김 씨의 실명을 인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기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2월 주간동아 발행인·편집장·기자에게 2500만 원을 김 씨 측에 공동으로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조정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결정은 재판상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지만 한 쪽이라도 이의신청을 하면 민사소송으로 직행한다. 이에 피신청인 측은 ‘신청인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이의신청을 예고했다.
한편 주간동아는 2020년 7월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이후 같은 해 8월 온라인 기사에서 김 씨의 사진과 이름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