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일, 반도체 공급망 위해 손 잡는다…"2나노 공동 연구·개발"

日 언론 "양국 2+2 회의서 발표될 것"

연내 일본에 연구 개발 거점 설립하고

2나노미터 반도체 2025년 양산 목표

중국의 대만 위협 속 공급망 확보 취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 미국 워싱턴에서 글로벌 IT 업체들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 미국 워싱턴에서 글로벌 IT 업체들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공급망 협력의 일환으로 ‘차세대 반도체’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연구·개발에 공동으로 나선다. 반도체 생산 분야의 압도적 선두인 대만을 향한 중국의 침공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미국이 한국·일본·대만에 반도체 협력 협의체인 ‘칩4 동맹’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구체적인 미·일 협력 계획도 베일을 벗으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주요국의 경제 안보 행보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경제·외무장관 2+2 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차세대 반도체 공동 연구를 포함한 공급망 협력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5월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 협력에 합의하고 같은 달 정상회담에서 이 주제를 논의한 뒤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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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국책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이화학연구소, 도쿄대, 미국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 등과 협력해 연말까지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센터’(가칭)을 설립한다. 반도체 설계, 제조 장치·소재 개발, 제조 라인 확립 등 3개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한 기관으로, 연구의 방점은 이르면 2025년까지 차세대 반도체인 2나노 반도체의 양산 체계를 갖추는 데 찍혀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선두인 대만 TSMC가 2025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전적인 포부다.

반도체 생산에서 대만·한국에 한참 뒤처진 미국과 일본이 손을 잡기로 한 것은 반도체 공급망을 특정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TSMC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신문은 “대만에서 유사 상황이 벌어져도 양국에서 일정량의 반도체를 조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미국이 반도체 설계, 일본은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소재에 각각 강점이 있는 만큼 양국은 이번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일의 독자 기술 만으로 2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양국은 한국, 대만 기업들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양산에 성공하면 해당 기술을 제공할 방침이다.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도 예상된다. 당장 일본 정부가 향후 10년 간 1조 엔(약 9조 7000억 원)의 연구개발비 투자 계획을 세웠다. 미국에서는 반도체 지원금 520억달러를 포함해 총 2800억 달러(약 363조 원)을 투자하는 ‘반도체칩 및 과학법’ 상원에 이어 28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둔 상황이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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