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024110)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데다 자산 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일회성 비용 투입과 경기 악화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22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8% 오른 1조 3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IBK기업은행은 작년 상반기에도 순익 1조 214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실적 성장 배경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대출 규모 확대가 있다. 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상반기 기준 9조 8000억 원 증가하며 중기대출 시장점유율 22.8%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기극복을 위한 지원 노력이 은행 성장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8.9% 줄어든 5667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과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정책지원 취약차주 지원과 보수적 미래경기전망을 반영해 2분기 추가충당금 적립이 3095억 원 규모로 이뤄진데다 외환평가손실(463억 원), 시간외근무 관련 일회성 인건비(309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이익 규모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비이자이익의 경우 비우호적 금융시장 환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IBK기업은행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일회성 비용은 오는 3분기에 대부분 소멸되므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일회성 비용의 규모를 감안하면 표면적 수치 대비 상당히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산건전성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분기에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총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7bp 개선된 0.8%, 0.24%를 기록했다.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이 증가한 점 역시 향후 부실 발생이나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선제적인 대응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와 총 적립금액, 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 등은 모두 타행 대비 컸으나,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해 대비해 놓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자이익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분기 연결기준 이자이익은 1.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3년 6조 원 규모의 초저금리 대출 리프라이싱(금리 재산정)이 예정돼 있어 타행들보다 좀 더 길게 NIM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당 매력도 높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수적 가정에서 2020년 배당성향을 적용하더라도 올해 추정 배당수익률은 8%에 이른다”며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성향을 가정했을 때는 9%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은행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최우선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용여신 확대로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융애로 완화를 위해 2년간 26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한 수준으로 적립해 미래위험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창업과 벤처기업 육성, 모험자본 공급, 중소기업의 녹색전환을 위한 금융 빛 비금융 지원 확대 등 혁신금융을 강화하는 등 미래형 중기금융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