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 리모델링 사업인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3단지, 극동, 신동아4차)’이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을 확보하고 사업 속도를 낸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지만 기대되던 재건축 규제 완화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대체 사업인 리모델링 추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1일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우성2·3단지와 극동아파트, 신동아4차 등 4개 단지 중 3개 단지(우성2·3단지, 극동아파트)는 최근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66.7%를 확보했다. 이들 단지는 11월 중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9년 11월 출범한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는 이듬해인 2020년 11월부터 조합 설립 주민 동의서를 징구해왔다.
신동아4차도 원래 같은 필지였다가 분필(分筆)된 단지로, 준공 당시에는 4개 단지가 같은 필지였기 때문에 건폐율과 용적률이 동일하다. 신동아4차는 별도로 조합을 설립하되 우성2·3단지, 극동아파트 조합과 같은 시공사를 선정해 동일 브랜드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신이나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우성2·3단지와 극동아파트의 경우 주민 동의율을 70%까지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동의서 징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동아4차도 뒤따라서 조합 설립 총회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극신 통합 리모델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총 4397가구인 4개 단지는 수직·수평·별동 증축 등을 통해 5054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업비만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추진위는 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은 사업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4개 단지의 용적률은 248% 수준으로 용도지역 상한(250%)에 육박해 재건축을 하더라도 늘어나는 가구 수는 제한적이다. 분담금에 있어서도 리모델링이 재건축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2020년 추진위 의뢰로 진행된 정비업체의 사업성 분석 결과 리모델링을 통해 40평형으로 늘어나는 우성3단지 32평형 소유주의 분담금은 1억 7579만 원으로 재건축과 비교해 5억 원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재건축 문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총 131개 단지로 전년 동기(78개 단지)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상이고 안전진단 B·C등급을 받으면 추진이 가능해 재건축(준공 30년, 안전진단 D등급 이하)에 비해 수월하다. 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받지 않아 소유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는 앞서 재건축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를 풀겠다고 예고했지만 시장 자극을 우려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장 상황과 거시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 속도와 폭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