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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에도 매각설 나오는 에코프로비엠, 왜? [시그널INSIDE]

2분기 순익 808억 원 전년동기 275% 증가

7조 투자 계획 속 차입금 가파른 증가세로 부담

대형 PEF들에 인수 타진 잇따라…로펌도 주시

회사측 "매각 추진하고 있지 않다" 일단 선 그어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의 에코프로비엠 부스/사진제공=에코프로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의 에코프로비엠 부스/사진제공=에코프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2차 전지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최근 ‘깜짝 실적’을 내며 순항 중이지만 매각설이 은밀하지만 곳곳에서 제기돼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020150)가 올 상반기 전격적으로 매물로 나온 바 있어 일부 투자자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M&A(인수·합병) 자문사를 통해 에코프로(086520)비엠에 대한 인수 의향을 타진 받고 있다. M&A에 정통한 대형 로펌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의 매각 추진 여부가 조만간 결정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관련 자문을 맡으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PEF의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주가 흐름상 변동성이 큰 상장사이고 시가총액만 12조 원을 넘어 쉽사리 인수를 검토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에코프로비엠은 7월말 기준 모회사인 에코프로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1.6%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 1조 1187억 원, 영업이익 1028 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4%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코스닥 대장주에 성장세도 탄탄한 에코프로비엠의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막대한 시설 투자 자금이 회사에 상당 기간 필요한데 최근 금리 급등 속에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월 2026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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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은 양극재 생산 공장에 4조원, 양극재의 원료인 전구체에 2조 7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리튬과 재활용 부문도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같은 투자로 현재 7만 7000톤인 양극재 생산능력을 55만톤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를 위해 6월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6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신용평가사들은 증자 대금이 올 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 투자를 적극 늘리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차입금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자본시장 전문 조사업체인 딥서치에 따르면, 올 해 1분기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총 차입금은 8000억 원 수준이며 이 중 단기 차입금이 490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총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 의존율은 1분기 말 기준 40.1%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1년 전 80.7%에서 190.8%로 급증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쟁사인 포스코케미칼(003670)의 차입금 의존도가 28.1% 부채비율이 60.8%인 것과 비교하면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는 포스코처럼 대규모 투자를 주도할 여력까지는 없다" 면서 "7조원에 이르는 투자는 외부 투자 유치를 받거나 대기업 혹은 대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해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매각설에 대해 “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임세원 기자·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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