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허리디스크 파열 등을 이유로 검찰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가운데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정 전 교수에게도 자신의 모친인 최씨와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교수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우리 엄마의 집행정지 신청은 거부됐다"면서 "내가 두 눈 뜨고 어떻게 될 지 지켜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씨는 "집행정지 받아주면 나도 (정 전 교수의 딸) 조민 학교 앞에서 시위할 것"이라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우리 엄마는 수술을 받을 때도 안 해줬다"고 날을 세웠다.
정씨는 또한 "공평하게 하자고요. 어딜 나와요"라고도 적었다.
앞서 정씨는 최근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정 전 교수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서자 "저희 엄마도 사면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정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벌써 7년째 수감 중이고 60대 후반이시다"라며 "적어도 70세 생일은 집에서 함께 하고 싶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정씨는 "이미 공동정범이신 박근혜 전 대통령님도 사면되셨다"며 "정말 조용히 아기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도 했다.
정씨는 또한 "막내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할머니 품에 안겨 보지 못했다"며 "제발 이제 그만 용서해주시면 안 될까. 못난 딸 때문에 이 더위에 고통을 참으면서 서너 번의 수술 후 수감 중이신 어머니를 보면 딸로서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씨는 "아기들에게도 단 한번이라도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정 전 교수 측 변호인은 전날 "피고인의 디스크가 파열되고 협착돼 하지마비에 대한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에 따르면 정 전 교수는 올해 6~7월경 구치소 안에서 여러 차례 낙상 사고를 겪었다. 지난달 22일 재판이 종료된 뒤 검사를 받은 결과 디스크가 파열돼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구치소 내 의료체계의 한계로 정 전 교수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피고인이 가족들의 돌봄과 안정 속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통상 형집행정지 신청이 들어오면 검찰은 서류를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의료진을 대동해 현장 조사 등을 수행한다. 이후 심의위원회를 열어 형집행정지 사유가 있는지 살핀다. 최종 결정권자는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 전 교수는 딸 조민씨의 허위 스펙 의혹과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는 이 밖에도 아들의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고,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혐의 등으로 조 전 장관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