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칠판에 정답을 적어 밑줄 긋기에 바쁘고 학생은 외우기만 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야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염재호 태재대설립추진위원장)
“글로벌 인재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붕어빵 찍어내듯 가르치는 시스템으로는 인재를 솥단지 긁어먹듯이 겨우겨우 배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한국이 반도체·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과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서 인재 부족 사태를 겪는 배경에는 낡은 교육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정답만 찾고 옆자리 친구와 점수 경쟁을 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지식을 생산·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수·교사들은 아직도 표준화된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 급급하다. 산업화 시대에 필요했던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염재호 위원장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찾을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칠 게 아니라 호기심과 비판적 사고를 갖고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훈련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전공·직업 간 불일치가 여전하고 기업들은 직원 재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ICT 기업들은 자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SW·AI 교육 프로그램인 ‘부스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사내 직원 대상 AI·클라우드 교육 프로그램인 ‘미래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2020년부터 시작했다. 웹케시그룹은 2013년부터 캄보디아에서 SW 전문가 양성 기관인 ‘HRD센터’를 운영해왔다.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교육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중등교육에서는 획일화된 문제풀이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이 배출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과정·내용·방법도 입시 위주가 아닌 인재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고등교육은 전공 개념을 무너뜨리고 초학제 융합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학들이 학과 간 칸막이를 허물고 ‘무전공’ 제도를 확대해야 사회·산업 변화와 발전에 발맞춰 탄력적인 인재 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