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주성ENG, 2만㎡ 팹 연구실 보유…"35% 초고효율 태양전지 내년에 빛볼것" [다시 기업을 뛰게하자]

3부. 혁신현장을 가다-<4>'신재생 경쟁력'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29년간 R&D 1조 이상 투입…최초 기술 19개·특허 3005개 따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노하우 접목 세상에 없던 태양광기술 도전

러 엔코어와 471억 규모 계약 성사…올 매출 4766억 거뜬할 듯

용인R&D센터 팹 연구실에서 엔지니어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제공=주성엔지니어링용인R&D센터 팹 연구실에서 엔지니어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 제공=주성엔지니어링




3일 경기도 용인시에 자리한 주성엔지니어링의 R&D센터. 약 1300억 원을 투입해 2020년 신축한 용인R&D센터는 전체 면적이 약 2만 6000㎡(약 8000평)에 달하고 주요 팹(생산 시설) 연구실을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 혁신의 산실이다. 주성엔지니어링 특유의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일사불란하게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의 모습에서 회사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혁신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1993년 황철주 회장이 설립한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셀을 생산하는 전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전공정이란 웨이퍼 위에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작업을 일컫는다. 설립 3년 만인 1996년에는 반도체 D램 제조의 핵심인 커패시터 전용 증착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주성엔지니어링 특유의 혁신 DNA를 증명해냈다. 주력 제품으로는 화학증착장치(CVD)와 원자층증착장치(ALD)·드라이에처(웨이퍼 표면을 부식시켜 깎아내는 장비)·유기발광다이오드(OLED)장치를 내세우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까지 29년간 약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현재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은 19개, 특허는 무려 3005개를 보유한 국내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2004년부터 일찍이 태양광 기술 개발에 돌입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금껏 3000억 원 이상의 R&D 비용을 투자하며 전체 사업 가운데 태양광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현장 안내를 도맡은 김태영 주성엔지니어링 그룹장은 “최근 몇 년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신재생에너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양질의 태양광 기술 개발을 촉구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면서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이 가능한 태양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이 해당 업계에서 갖는 중요성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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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기업 엔코어그룹 LLC와 1GW 규모의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플라스마화학기상증착장비(PECVD)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PECVD는 웨이퍼에 가스를 불어넣어 박막을 증착하는 장비다. 471억 원 규모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첫 대규모 수주인 이번 계약으로 올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 전환이 시작될 예정이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태양광 부문의 추가적인 수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태양광 기술 향상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협약을 맺고 35% 이상의 발전 전환 효율을 지닌 차세대 태양전지를 내년까지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전 전환 효율은 태양 빛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로 태양전지의 성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발전 전환 효율이 높을수록 태양광 패널 설치 개수를 줄일 수 있고 기업은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의 태양광 기술인 이종 접합 태양전지(HJT)는 차세대 태양전지인 탠덤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막형 기술과 결정질 태양전지 양산 제조 기술을 모두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에는 양산 가능한 N타입 단결정 발전 전환 효율 25.3%를 달성하며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초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착수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디스플레이, 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의 원천 기술이 유사할 뿐 아니라 데이터를 기억·연산하는 반도체 제조 기술을 태양전지 개발에 똑같이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시공간분할(TSD) 방식을 적용한 반도체 증착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시공간 분할 반도체 증착 장비란 짧은 시간 내에 반도체 실리콘 기판을 공간 분할해서 특수 물질로 균일하게 코팅하는 신기술을 적용한 기계다.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반도체 증착 부품·장비 제조 기술 핵심 전략 기술 부문 ‘소부장 으뜸 기업’으로 선정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태양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거듭한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또다시 실적 상승세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매출을 4766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으로 예상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평가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주성엔지니어링보다 훨씬 덩치가 큰 글로벌 대형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기술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용인=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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