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카타르항공과 체결한 A350 항공기 거래분 중 미지불 주문건을 전면 취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년 반 넘게 이어진 항공기 결함 논쟁의 결과 카타르항공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초대형 여객기 20여 대가 증발하면서 11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규모 해외 관광객 수용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기업 간의 갈등은 2020년 말 카타르항공이 에어버스에서 구매한 A350 항공기를 재도색하는 과정에서 페인트가 뜯겨나가는 결함 등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에어버스 측은 표면열화(외관 도색이 벗겨지는 현상)이며 운행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지난해 카타르 민간항공국은 안전성을 이유로 A350 항공기 21대에 운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카타르항공이 에어버스 측에 14억 달러 규모의 피해 보상금을 요구하자 에어버스는 올 초 다른 기종인 A321neo 항공기 50대 계약까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로이터는 “6월 말 기준으로 남은 A350-1000 항공기 19대에 대한 7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다”며 "12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거래가 파기돼 카타르항공은 다른 항공기를 대여하거나 A380 등 효율이 떨어지는 예전 모델 등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A350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한 최종 판결은 내년 6월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