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몽블랑 오르려면 2000만원 장례비 내라"

알프스산맥 최고봉인 몽블랑을 관할하는 프랑스 도시가 등산객에게 위험 부담 명목으로 보증금 1만5000유로(약 2000만 원)를 징수할 방침을 세웠다고 5일 CNN 방송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 마르크 펠렉스 생제르베래뱅 시장은 "폭염으로 더 위험해진 몽블랑에서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산행하는 무책임한 등산객이 많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위기로 몽블랑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 탐방로 주변 환경이 악화됐고, 등산 시 위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보증금은 평균 구조 비용인 1만 유로(약 1330만 원)와 희생자의 시신 수습 비용 5000유로(약 660만 원)를 합산해 산정됐다.



펠렉스 시장은 평소 등산객의 안전과 통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앞장 선 인물이다. 그는 몽블랑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걱정하면서 등산 전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출 것을 당부했다.

펠렉스 시장은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커다란 바위가 떨어져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등산객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로열 웨이(Royal Way)’로 불리는 인기 구간을 통과해 몽블랑 정상에 이르는 코스는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몽블랑의 반대편 기슭에 있는 이탈리아 휴양 도시 쿠르마유르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징수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로베르토 로타 쿠르마유르 시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산은 사유 재산이 아니다"라며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면 출입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정상이 해발고도 4810ｍ에 달하는 몽블랑은 이미 탐방로 일부가 폐쇄된 상태다. 지난 겨울 적설량이 적었던 데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을 덮치면서 빙하가 최고 속도로 녹아 사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