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식량지수가 지난달 14년 만에 최대치 하락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 재개에 나서면서다. 밀 외에도 전반적인 식량 수입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올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이 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까지 치솟았다가 6월까지 3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했다.
7월에는 5개 품목군의 가격지수가 모두 내려가면서 2008년 10월 이후 전월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1.5% 하락했다. 흑해 항구 봉쇄 해제 합의와 북반구의 수확 진행 등으로 국제 밀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전체적인 곡물 가격 하락을 견인했다.
유지류 지수는 19.2% 떨어졌다. 팜유는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공급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두유는 지속적인 수요 저조에 따라, 유채씨유는 신규 수확량의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각각 가격이 하락했다.
육류 지수는 전월보다 0.5% 하락했다. 쇠고기의 경우 주요 생산국의 수출 여력이 커져서 가격이 내려갔고, 돼지고기는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저조한 이유로 가격이 내려갔다.
반면 가금육은 수입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북반구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농식품부는 "최근 주요 수출국의 작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저하 가능성 등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6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분, 사료, 전분당, 대두 가공 업계는 올해 10∼11월까지의 사용 물량을 재고로 두고 있다"며 "업계는 단기적 수급 문제는 크지 않으나 주요 수출국의 작황을 지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