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올해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 등 폴더블 폰을 100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전 세계 업체들이 내놓은 폴더블폰 전체 출하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아울러 2025년까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갤럭시폰 가운데 폴더블 폰의 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노 사장은 10일(현지 시간) ‘삼성 갤럭시 언팩2022’ 행사 이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는 현재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가장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미래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Z 폴드4, 플립4를 앞세워 신규 수요를 이끌어내고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노 사장은 이 같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갤럭시Z 4세대 제품의 판매 목표치를 공개했다. 그는 “판매 목표를 숫자로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올해 폴더블폰의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체 폴더블 출하량은 710만대다. 올해 갤럭시Z 폴더4와 플립4 두 가지 모델로만 지난해 세계 폴더블폰 전체 출고량을 뛰어넘겠다는 의미다.
갤럭시Z 플립4와 폴드4의 가격을 전작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한 이유도 “폴더블폰을 시장의 대세로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플립4와 폴드4는 128기가바이트 기준으로 미국 판매 가격이 각각 999달러, 1799달러로 전작과 동일하다. 국내 가격의 경우 원화 약세 상황을 고려해 플립4의 가격을 전작보다 10만원 높였다. 폴드4는 이전 제품과 같다. 노 사장은 가격 동결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관련해서는 “판매량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도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 사장은 특히 갤럭시Z 플립4·폴더4 부터는 해외 판매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그는 “공급망 이슈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판매에 영향을 받은 전작과 달리 이번 제품들은 부품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그동안 폴더블폰이 니치마켓용(틈새제품)이 아닐까 생각하던 해외 파트너사들도 제품의 완성도를 보며 (주류가 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 사장은 플립4·폴더4 완성도에 대해 “100%”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프리미엄폰의 격전지인 미국에서도 이번 제품을 계기로 폴더블폰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노 사장은 “미국 시장은 합리적이고 보수적이라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작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의 존재과 사용성을 살펴봤기 때문에 이제부터 제대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초기에는 중국과 한국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다가 노트4에 이르러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부연했다.
플립과 폴더 외 추가적인 폴더블 라인업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노 사장은 이 날 2025년에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 폰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폼팩터 기술에 대한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완성도가 확보되는 시점에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갤럭시 전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관련해서는 “여러 파트너사들과 열심히 논의 검토 중”이라며 “시간이 올래 걸리는 작업으로, 구체화되는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추진 사실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