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비즈니스는 무한게임…판 자체를 바꿔라

■인피니트 게임

사이먼 시넥 지음, 세계사 펴냄

'1등' 집착하면 단기 효과 있지만

대량 정리해고·비윤리적 사업 등

장기론 심각한 문제 초래 가능성

대의명분·소통·라이벌·혁신 등

기업 영속위한 5가지 원칙 제시





로비에 회사의 대의명분을 크게 붙여놓는 회사들이 있다. 미국 최대의 약국편의점 CVS케어마크(CVS Caremark)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다”고 적어두었다. 어느 날 회의에서 “그런데 매장에서 담배를 팔지 않나요?”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4년 2월, CVS케어마크는 2800개의 모든 매장에서 담배와 담배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 매출에서 약 20억 달러의 손해를 감수한 결정이었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CVS가 선량한 시민들의 기업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주식을 살 리 없다. 주당 순이익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혹평했고, 마케팅 전문가는 경쟁 소매점의 담배 판매량이 매주 700갑씩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주간 담배 매출로 예측된 그 700갑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았다. 전체적인 담배 매출 자체가 감소했다. CVS의 점유율이 높은 주(州)를 중심으로 담배판매량이 감소했고, 8개월 전후의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총 9500만 갑 감소했다. 놀랍게도 금연 보조제인 니코틴 패치 판매량이 4% 증가했다. 대의명분에 대중들이 호응한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생각법’에 대한 강의로 전 세계적 화제를 일으키며 TED 5800만뷰라는 이례적 기록을 세운 리더십과 기업경영 전문가 사이먼 시넥이 더 깊어진 통찰력으로 내놓은 신간 ‘인피니트 게임’의 한 사례다. 부제는 ‘세상에 없던 판도를 만든 사람들의 5가지 무한원칙’. 책은 판 자체를 바꿔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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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화두는 “비즈니스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무한게임"이라는 것. 제임스 P.카스 교수가 1986년에 쓴 책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인생은 하나의 게임이자 가능성이다’를 인용한 그는 “승리와 패배 그리고 비기는 것만 따지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더 확장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이 피말리게 치열했던 이유는 ‘제한된 환경’ 때문이었다. 공간과 참여자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단 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임이었기에 긴장은 극도로 치솟았고 잔혹했다. 시넥은 “승패 사고방식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나타내지만 기업과 조직이 승리에 집착하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임의로 정해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정리해고, 고객의 필요를 뒷전으로 미룬 채 주주의 요구에 대한 굴복, 부정하고 비윤리적인 사업 관행이 성행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의 정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게임에 참여하면서도 참여자 전원을 알기 어렵고 언제든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할 수 있다.”

1950년대의 기업 평균 수명은 60년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저자는 "사라지는 기업과 조직들을 분석한 결과, 그 이유가 기술 자체보다는 리더가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기업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 재무적 요소를 강조한 ESG경영이 강조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이상 한정된 목표를 설정하고 ‘1등’ ‘최고’를 향해 달리는 시절이 아니다. 복잡한 시장, 무한게임의 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저자는 무한게임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인 후 ‘5가지 무한원칙’으로 △대의명분 설정 △솔직한 민낯소통 △라이벌과의 진보적 경쟁 △혁신적 아이디어를 이끄는 방법 △선구자적 용기를 위한 마인드셋을 제시한다. 애플이 경쟁자 IBM의 등장을 환영한 이유, 포시즌스 호텔 직원들의 높은 자부심, 사람들이 디즈니를 사랑하는 근본적 이유 등이 그 사례로 등장한다.

“유한게임은 주어진 시간이 지나면 종료된다. 비즈니스라는 무한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가 최고인지에 집중하던 습관을 버리고 앞으로 영속적으로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기업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도 더 강성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 1만78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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