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악마의 시' 저자로 이슬람 모독 논란을 일으킨 살만 루슈디(75)가 미국에서 강연 도중 흉기 피습을 당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루슈디는 뉴욕주 서부 오대호 연안에 있는 셔터쿼연구소에서 강연을 하려고 무대에 오르다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루슈디는 단상에서 떨어져 쓰러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루슈디는 1998년 소설 ‘악마의 시’를 출간했다가 전세계 무슬림의 지탄을 받았다. 이 책은 두 인도인이 비행기 테러 사고를 겪은 뒤 각자 천사와 악마의 영향을 받게 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 중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어 이슬람권의 반발을 샀다. 출간 당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루슈디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루슈디는 10년 넘게 피신하다가 2016년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시민이 됐다.
루슈디의 책을 번역한 사람들에게도 괴한들의 공격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이가라시 히토시 교수는 괴한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고, 노르웨이에서 이 책을 출판한 업자는 총에 맞아 숨졌으며, 이탈리아어 번역자도 흉기로 공격받았다.
루슈디 피습 사건에 그가 이끌던 표현의 자유 옹호단체인 ‘펜 아메리카’는 미국에 거주하는 작가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라며 “충격적이고 끔찍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