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다음주 증시 전망] 큰 고비 넘은 증시…안도 랠리 종착지는 어딜까

이번주 외인 매수세에 코스피 1.5% 가까이 상승

美 7월 CPI 안도감 유입되며 투자심리 한껏 개선

주요 유통기업 실적에서 경기 둔화 조짐 나오나

“코스피 2450~2580 전망…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코스피가 소폭 상승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6포인트(0.16%) 오른 2527.94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코스피가 소폭 상승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6포인트(0.16%) 오른 2527.94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이 커지자 코스피가 2500선에 안착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500선 회복에 힘입어 2600선 탈환까지 노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최근 낮아지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와는 반대로 주가가 반등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특히 최근 코스피의 발목을 잡던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심화될 경우 하방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2일 2527.9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5일 종가(2490.80) 대비 37.14포인트(1.49%) 상승했다. 이번 주 역시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투자가는 5거래일 동안 227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657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닥은 지난주 종가(831.64)보다 0.01포인트 내린 831.63에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나타냈다. 기관투자가는 1820억 원, 외국인은 740억 원을 팔아치웠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와는 반대로 3201억 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나서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크게 둔화한 데 따른 안도감에 큰 폭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63%, 2.13%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60.88포인트(2.89%) 뛴 1만 2854.81로 장을 마감했다. AP=연합뉴스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나서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크게 둔화한 데 따른 안도감에 큰 폭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63%, 2.13%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60.88포인트(2.89%) 뛴 1만 2854.81로 장을 마감했다. AP=연합뉴스



미국 7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CPI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소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엔비디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경고로 커지면서 지수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미국 CPI가 발표된 바로 다음 거래일 코스피는 1.73% 상승하면서 곧장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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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미국 7월 CPI에 주목한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신호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누그러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0일 (현지시간) 발표된 수치에서는 이러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하지 않았다. 7월 미국 CPI는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8.5%에 그쳤다. 6월 CPI 9.1%보다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40여 년 만에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증권가는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가 피크아웃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월마트·타켓 등 주요 유통주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데, 소비재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CPI가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했지만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의 가격 상승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1분기와 유사하게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관련된 기업의 실적이 재차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확대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밴드를 2450~2580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의 견조한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확인 등이 상승 요인이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하향조정되고 있으며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최근 지수가 기술적인 반등을 이어오면서 밸류에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이 상승하는 시기와 달리 경기 선행지수와 기업이익 추정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지수가 반등하자 밸류에이션 압박이 빠르게 나타나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며 “통상 기술적인 반등의 평균 되돌림은 낙폭의 절반 수준”이라며 “과거 평균에 대입한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2600포인트”라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숏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이라 이후 반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최근 금융당국은 위법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시장에 공매도를 규제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에 외국인은 숏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식을 매입 중인데, 최근 증시 반등과 외국인 유입이 이런 성향에서 비롯됐다는 추측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 외국인의 대차거래 잔고 감소, 7월부터 급감한 공매도, 외국인 선물 순매도 포지션 지속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최근 지수 상승을 주도 중인 종목이 추가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자동차, 2차전지, 방산, 헬스케어, 성장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속해서 어닝 서프라이즈 지속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8월 말과 9월까지 큰 변수가 없다면 실적주와 성장주의 양호한 주가 흐름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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