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변동>고정' 금리 역전 한달째…주담대 갈아 타야하나

4대銀 혼합형 3.90~5.826%로

변동형 3.92~5.975%보다 낮아

12억짜리 아파트 혼합형 이용땐

月 상환 부담금 8만원 줄어들어

이자 감당 힘들면 갈아타기 유리

금리 상한형 상품도 고려해볼만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혼합형(5년 고정형)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한 달째 지속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변동형 주담대 이용을 시작했거나 당장 매달 원리금 상환액을 줄이는 게 시급한 차주라면 변동형에서 혼합형으로 갈아타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90~5.826%다. 이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인 3.92~5.975%보다 하단이 0.02%포인트, 상단이 0.149%포인트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심화됐던 금리 역전 현상이 거의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혼합형 상품의 준거 금리인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고 은행들이 혼합형 상품 비중을 높이기 위해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면서 혼합형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3일 올 들어 가장 높은 4.147%(17일·민평평균)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 전환해 11일 3.678%를 기록했다.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이미 변동형 상품을 이용 중인 차주나 앞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출금리가 추가로 뛰는 것을 막거나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을 하루빨리 줄여야 하는 소비자라면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A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규제 지역에서 12억 원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2월 16일 연 3.97% 금리로 변동형 주담대(대출 기간 30년)를 이용한 A 씨가 매달 199만 원을 대출금으로 냈다면 A 씨가 금리 변동 주기인 8월 16일 변동형 상품을 그대로 이용할 경우에는 연 4.71%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이에 따라 월 원리금 상환액은 216만 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A 씨가 혼합형으로 갈아타면 연 4.42% 금리를 적용 받아 매달 부담하는 상환액은 208만 원이 된다. 여기에 대출 기간을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리게 되면 185만 원만 매달 부담하면 돼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의 PB팀장은 “현재 차주의 경제 사정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더 이상 올라가는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힘들다면 조금이라도 낮아진 금리를 5년간 고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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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한형 주담대 상품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 상품은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한다. 차주의 금리 부담감을 낮추는 특약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기존 주담대보다 금리가 0.20%포인트 높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상품 활성화 차원에서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잔여 기간이 3년 이상~5년 미만, 5년 이상일 경우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낮춰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특약 프리미엄 가산금리인 0.2%포인트를 면제해준다.

다만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 영업점에서 꼭 상담을 거치라는 조언도 나온다. 조 팀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에 향후 1년 내로 단기 금리 상승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면서 “당장 혼합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낮지만 혼합형 금리 자체가 낮은 수준이 아니고 한번 결정되면 5년간 고정되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향후 금리 방향성까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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