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거래 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며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 총액도 10년 전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은 지난달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16일 발표한 270만 가구 공급 대책의 영향으로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7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전월보다 -0.10%포인트 떨어진 -0.20%로 나타났다. 2019년 7월 (-0.22%)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8개 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하락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0.22%)도 지난달 대비 낙폭이 -0.13%포인트 커지며 2019년 4월(-0.34%)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변동률은 전달 대비 -0.07%포인트 커진 -0.11%로 나타났다. 인천(-0.54%)과 경기(-0.23%)도 각각 내린 가운데 인천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09년 2월(-0.75%)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은 연 이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매매·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동반 하락하며 각각 92.7, 91.3로 집계돼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 95 미만은 하강, 95∼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은 상승으로 분류한다. 서울 매매 시장 소비심리지수도 94.1로 나타나 2012년 7월(92.4)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95 밑으로 내려갔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 총액도 10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총액은 역대 반기 거래액이 가장 많았던 2020년 하반기(152조 7000억 원)와 비교해 68.4% 줄어든 48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하반기(44조 9000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전세대출 부담 속에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0.22%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0.10%을 기록하며 전달(0.07%)보다 그 폭이 커졌다. 경기 아파트 월세 가격(0.33%)도 전달과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장에서는 향후 분양 경기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7월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월 서울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지난달보다 17.2포인트 떨어진 68.2로 집계됐다. 경기(66.7→48.9)와 인천(75.0→44.1)은 전망치가 40선에 그쳤다. 주산연이 매달 주택 사업자에게 설문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는 수치가 100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