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락장을 예측해 유명세를 얻은 미국 월가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2분기 보유하고 있던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리가 이끄는 투자회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6월 말 기준의 주식 보유 현황 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이 운용사는 1분기까지 보유하고 있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알파벳·시그나·메타·워너브러더스·글로벌페이먼트·오빈티브 등 11개 종목을 전량 매도했다. 1분기 말 지분 가치로는 1억 6500만 달러(약 22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또 애플 주가가 하락하는 데 베팅하는 풋옵션도 모두 청산했다.
대신 미국 연방정부의 위탁을 받아 50여 개 민간 교도소를 운영하는 지오(GEO)그룹의 주식을 2분기 330만 달러어치 신규 매수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2분기 들어 15%가량 상승했다.
이 같은 보유 지분 변화는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축소 등에서 비롯한 미국 증시의 약세장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버리의 비관적인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장과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7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해 떠들었는데 즐거웠기를 바란다”며 “디플레이션과 과잉 재고, 소비 침체는 12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당시 부실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붕괴를 예측하고 공매도에 나서 8억 달러(1조 500억 원)라는 막대한 수익을 누리며 유명세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