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복권 후 첫 현장 경영 행보로 경기 기흥 반도체사업장에 짓는 연구개발(R&D) 센터 착공식 참석을 선택했다. 시스템반도체 1위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 도약, 메모리 분야 초격차 등 ‘기술 경영’ 속도전을 상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단독] 삼성전자, 8년만에 반도체 R&D센터 짓는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기흥 캠퍼스에서 R&D 센터 착공식을 개최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도 전격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초 이 착공식을 경계현 DS(반도체)부문장 사장 등 임직원들 위주로만 진행하려 했다. 그러다가 이 부회장이 이번 주부터 경영 일선에 복귀하자마자 총수까지 참석하는 쪽으로 행사의 의미를 급하게 키우게 됐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연구 기지를 만드는 것은 2014년 화성캠퍼스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DSR) 설립 이후 8년 만이다. 기흥 사업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1980년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기흥 사업장에 R&D센터를 추가로 짓는 것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 계획에 걸맞은 인력과 설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화성캠퍼스 내 DSR·반도체연구소(SRD)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을 연구했다. 기존 R&D 시설은 엔지니어 수와 설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연구·사무 공간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새 R&D 센터가 완공되면 신기술 개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흥 사업장은 화성 연구소와 자동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새 R&D센터에서는 주로 반도체 칩 파운드리, 메모리 관련 첨단 기술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공정을 비롯해 12나노 D램 등 최첨단 기술 연구의 기반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18일 유럽 출장 귀국 길에서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착공식 일정과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