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외식 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마트표 치킨' 전쟁에 불이 붙었다. 홈플러스가 한 마리 6990원 짜리 치킨으로 고객 발길 끌기에 성공하자 이마트가 더 저렴한 치킨으로 맞불을 놓으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치킨 등 대표 외식 메뉴를 포함한 먹거리를 특가로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대표 품목은 '후라이드 치킨'으로 행사 기간 한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한다. 이는 기존에 판매하던 '5분 치킨'보다 4000원 저렴한 가격이다. 반면 같은 9호 생닭을 사용해 크기는 유사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점포당 하루 판매량은 50~100마리로, 1인당 한 마리만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튀김옷을 얇게 만들고, 천연 향신료를 추가해 식은 후에도 에어프라이어에 5분간 조리하면 풍미가 살아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마트도 지난 11~17일 '한통 가득' 치킨을 정상가보다 40% 이상 저렴한 8800원에 판매하며 치킨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롯데마트의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약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 업계는 이번 이마트의 행사가 홈플러스 '당당치킨' 돌풍을 의식한 행보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 출시한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이달 15일 기준 38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간 홈플러스 온라인에서 '치킨' 키워드 검색량이 전월 동기간 대비 1000% 이상 증가하는 등 방문객 수 증가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홈플러스가 지난 15일 말복을 맞아 하루 동안 당당치킨을 599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자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치킨 가격이 한 마리에 2만 원을 돌파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트표 치킨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고객층이 다르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폭리 논란에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하루 동안 전국에서 접수하는 주문량이 15만 마리에 달하는 만큼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이용수수료와 배달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마트 치킨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며 "단순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