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영향력이 큰 연구개발(R&D)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을 키우고 도전 정신을 장려하며 한미 간 과학기술 교류를 늘려야 합니다.”
재미과학기술자협회 전·현직 회장들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하이엇리젠시호텔에서 열린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에서 17일(현지 시간) 기자와 만나 “기술 패권 시대에 맞춰 한국에서 기초과학을 키우고 국제 R&D 예산을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미과협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과학기술인들의 모임으로 회비를 내는 회원이 7278명에 달한다.
우선 물리학부 출신 전·현직 회장들은 기초과학 투자 확대를 역설했다. 지청룡 전 재미과협 회장(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물리학과 교수)은 “미국이 기초과학 투자를 많이 해온 게 세계 최고 과학기술력의 비결”이라며 “한국도 기초과학에서 브레이크 스루(돌파구) 기술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양자기술과 우주 등 국가전략기술도 키울 수 있고 임팩트가 큰 응용기술도 개발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은숙 전 재미과협 회장(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은 “한국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하려면 장기적·지속적으로 기초과학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기 재미과협 회장(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은 “미국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고 연구 장비도 우수하다”며 “한국이 기초과학에서 미국과의 공동 연구를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안세영 전 재미과협 회장(바이오반도체 회사인 FTI 회장)은 “이스라엘은 일찍이 미국과 과학기술 동맹 관계를 시작했다”며 “한국도 국제 무대에서 과학기술력이 커진 만큼 국방까지 포함한 한미 과학기술 동맹을 적극 추진할 때가 됐다”고 주문했다.
이호신 전 재미과협 회장(아이오와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오랫동안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업해 슈퍼콘크리트를 개발, 수년 전 아이오와의 교량에 적용해 호평을 받았다”며 “한국이 미국과 R&D 교류를 늘리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