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만이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무역협정을 맺기 위해 가을부터 공식 협상을 개시한다. 이 같은 움직임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다고 반발하는 중국이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을 예고하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과 대만은 6월 1일 발표했던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 협상 과정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며 “1차 협상이 올가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전 작업을 진행해온 양측은 세부 논의 과제로 무역 원활화 방안 및 부패 방지 기준 마련, 차별적인 무역장벽 철폐, 디지털·농업 무역 확대 등 11개 분야를 선정했다. 세라 비앙키 USTR 부대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보다 공정하고 강력한 21세기 경제를 구축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고조된 미중 간 긴장이 이번 발표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1979년 대만과 단교했는데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대만과의 관계가 격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미국은 이번 성명에서 대만의 최종 목표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언급하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어떤 국가든 대만과 주권적 의미와 공식적 성격을 가진 경제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이 러시아가 주관하는 ‘보스토크-22’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미중을 양 축으로 하는 신냉전 구도는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중국은 이번 참가가 “현재의 국제 및 지역 정세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