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유증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 주인공은 수천 명의 뇌 데이터를 집적해 만든 ‘의뇌’를 이식 받는다. 다행히 행복감을 느끼게 됐지만 기존에 느꼈던 행복과는 분명 다르다. 연인에게 버림받고도 리모컨만 누르면 행복해질 수 있건만 진짜 행복이 아닌 것 같은 데는 이유가 있다. ‘SF작가들의 작가’라 불리는 그렉 이건의 특별 선집이 출간됐다. 표제작 외 수록작 ‘적절한 사랑’은 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몸의 복제수술이 진행되는 2년간 온전한 뇌를 아내의 자궁에 보존하는 이야기다. 남편은 무사히 새로운 몸을 얻지만, 타인의 뇌를 몸에 품고 살았던 아내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버렸다.
술술 읽히는 기막힌 설정의 이야기들은 육체와 의식을 파고든 과학기술을 되돌아보면서 인간 정체성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