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은 모두에게 기이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록다운(봉쇄)을 경험한 분도 있을 테고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인생이 길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결론에 닿은 것 같아요. 록다운 기간에 영화를 촬영했는데도 액션과 볼거리로 가득한 영화를 한국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그저 영화를 보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리우드 톱 배우 브래드 피트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24일 국내 개봉하는 신작 ‘불릿 트레인’의 관람 포인트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불릿 트레인’의 홍보를 위해 전날 한국에 입국한 데 이어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와 레드 카펫 행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통산 네 번째로 한국을 찾은 피트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이후 약 8년 만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첫 방문이다. 그는 콘퍼런스를 시작하며 “한국 음식을 위해 다시 왔다.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영화 ‘불릿 트레인’은 초고속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액션 블록버스터로, 피트는 열차에서 서류 가방을 들고 내려야 하는 임무를 맡은 킬러 레이디버그를 연기했다. 쉬운 임무라고 생각하고 열차에서 내리려던 레이디버그는 서류 가방을 노리고 전 세계에서 온 킬러들과 맞닥뜨리며 이를 지키기 위해 열차를 넘나들며 액션을 벌인다. 피트는 영화에 대해 “7명의 소시오패스가 한 열차에서 만나는 이야기로, 공통의 사건을 겪은 후 자신들이 모두 소시오패스라는 걸 모른 채 모이게 되는 내용”이라며 “여름에 걸맞은 액션 영화”라고 말했다. 킬러 중 한 명인 탠저린을 연기한 에런 테일러 존슨도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득한 액션 스릴러 블록버스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피트가 맡은 레이디버그는 열심히 노력해도 항상 운이 없어서 뭔가가 잘못되는 특이한 캐릭터다. 악역이나 독특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가장 즐거운 것 같다는 피트는 “이 인물의 성격이 영화의 주제인 ‘운명과 운’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가 운명의 인형인가, 아니면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인가를 묻는 테마를 갖고 액션과 연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불릿 트레인’은 피트와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의 오랜 인연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데드풀2’ ‘존 윅’ 등을 연출한 리치 감독은 ‘파이트 클럽’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등 피트의 대표작에서 그의 스턴트 대역을 연기한 스턴트맨 출신이다. 피트는 “스턴트맨에서 영화감독이 되는 일은 흔치 않은 케이스”라며 “예전에는 제가 상사였다면 이번에는 리치가 상사가 된 셈이다. 이렇게 관계를 이어가는 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리치 감독의 스턴트 경험을 살려 정숙 객실, 매점 객실 등 열차 속 다양한 객실 콘셉트에 맞게 액션을 선보인다. 피트는 “청룽(성룡)과 찰리 채플린을 존경해서 영화 속에서도 액션을 벤치마킹했으며 그들에 대한 존경과 동경을 영화 속에서 표현하려고 했다”며 “특별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멋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퍼런스에 함께 한 존슨은 피트에 대해 “전설이고 아이돌이고 멘토이기에 함께했던 액션 장면은 모두 최고가 아니었나 한다”며 존경을 보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그는 “항상 한국에 오고 싶었기에 기대가 크고 신이 난다”며 “어제는 삼계탕과 깍두기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한국 음식이 입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차기작 소니의 마블 영화 ‘크레이븐 더 헌터’로도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