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원재료 매입액 26% 늘어나 52兆…'인플레 패닉'에 빠진 산업계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 폭증

구리·양극재·원유값 등 모조리↑

현대차 34조·LG전자 20조 넘어








올 상반기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를 대표하는 21개 주요 기업들 모두 원재료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사업 확장, 신사업 진출 등으로 원재료 매입량이 늘어난 이유도 있겠으나 매입한 핵심 소재의 단위당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더군다나 전문 인력 부족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현상 등으로 인건비가 오르는 문제까지 겹쳐 원가 절감에 큰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내 최대 산업으로 꼽히는 전자 산업 회사들의 원재료 매입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최대 매출 기업인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이 52조 1949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1조 3780억 원)보다 26.14%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5조 83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5% 늘었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전년 대비 58% 올랐고 카메라 모듈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웨이퍼 가격이 4% 뛰었다.



LG전자와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 역시 원재료 값 상승세를 피하지 못했다. LG전자는 상반기 동안 원재료 매입에 20조 6950억 원을 썼다. LG전자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앤어플라이언스(H&A)사업부 측은 “2분기 해외 시장의 매출 성장이 있었으나 원자재·물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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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의 원재료 매입액 증가 역시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의 매입액은 34조 7310억원, 기아는 32억 26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36%, 16.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양사가 공개한 알루미늄·구리의 톤당 가격이 크게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분야 기업들도 상반기 내내 핵심 원재료 가격 급등 현상을 겪었다. 특히 배터리 제조 원가의 40~50%에 달하는 양극재 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들여온 양극재 수입액은 ㎏당 42.37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건설·유통·석유화학 분야 등에서 굵직한 매출을 자랑하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정제 사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은 21조 229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6.8% 증가해 21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SK에너지가 공개한 상반기 배럴당 원유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5% 이상 올랐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 현상을 겪는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봉쇄령으로 인한 물류망 마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돼온 초유의 반도체 부족 현상 등이 꼽힌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력으로 생산했던 원유, 기름 정제 작업 이후 생긴 부산물로 만드는 네온, 제논 등 특수 가스 가격이 급등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업계는 3분기에도 이러한 공급망 위기가 이어지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시장 수요 위축이 매출 성장에 제한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와중에도 원재료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예로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웨이퍼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웨이퍼 기업 일본 신에쓰화학 측은 최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하반기 모바일 등 정보기술(IT) 수요 위축에도 대외 불확실성으로 고객사들이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원재료 가격 급등 외에 인건비 상승 역시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급여·퇴직급여)는 15조 953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1% 증가했다. 지난해 호실적에 대한 인센티브, 직원 수 증가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회사 간 임금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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