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것 대해 “김여정이 3일 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든 것”이라며 "(정책의)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라고 밝혔다.
북한 대사관 출신인 태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다”면서도 "북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담화문 중 인상 깊은 대목으로 '우리의 반응을 목 빼 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주는 것이다'를 꼽으며 "어찌 보면 북한의 통일전선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복귀에 들어간 듯하다"고 짐작했다.
또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다'라는 문장은 “윤 정부 임기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만, 2~3년이란 시간은 윤 정부의 동향에 따라 더 단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버리면 된다”며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나왔을 때 처음에는 북한이 강경하게 거부했지만, 내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 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부장은 이날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일 경축사에서 밝힌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남조선 당국의 대북 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며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은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깎아 내렸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대목에서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