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과도한 러·중 의존으로 늪에 빠진 독일, 반면교사 삼아라


유럽의 부국인 독일 경제가 늪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고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대중(對中) 수출 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수출 전략이 무력화하면서 독일이 다시 ‘유럽의 병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노동·복지 개혁을 추진하기 직전까지 고실업·저성장으로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16일 독일이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5월 독일의 무역수지는 10억 유로 적자로 통독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유로존 경제는 0.7% 성장했지만 독일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독일 경제가 휘청거리게 된 것은 에너지를 러시아에, 수출을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한 전략 탓이 크다. 독일은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위해 천연가스 사용량 중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서 러시아산 공급량이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독일의 전체 수출액 중 대중 수출 규모는 8%에 달한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독일 제조 업체들은 공급망 차질과 대중 수출 감소 문제에 부딪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과거에 부주의하게 ‘한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지 말라’는 경제학 원칙을 저버렸다”며 공급망·수출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중 수출 비중이 23.2%에 달하는 한국은 ‘차이나 리스크’로 독일보다 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사드·요소수 사태에서 깨달았듯이 중국 의존이 커지면 그들의 경제 보복 시도로 우리는 심각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독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중국에 과도하게 치우친 무역·투자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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