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최근 거래일인 19일에는 상장 이래 최저가를 새로 썼습니다. 지난해 8월 상장과 동시에 33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금융 대장주에 오른 적이 있지만 최고가에 비해 69% 가까이 추락했습니다. 공모가(3만 9000원)보다는 26.54% 하락한 상황입니다. 개미들의 피해도 심각합니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소액주주 77만 3374명인데 이들이 주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면 손실 구간에 머무는 상황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주가를 회복해 소액주주들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카카오페이의 현재 상황과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뱅크 주가, 최고가 대비 69% 하락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9일 전거래일보다 2550원(8.17%) 내린 2만 86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한 후 신저가를 갈아치운 것입니다.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에 1조 2147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19일 기준 주가는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한 2021년 8월 19일 종가(9만 2000원)보다 68.86% 내렸습니다. 공모가(3만 9000원)보다는 26.54% 하락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주주들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모습입니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4.85% 상승했지만 18일부터 11.57% 하락했습니다.
주가 추락 이유는?…블록딜 영향 커
이틀간 카카오뱅크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는 소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 시간) 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식 약 1480만 주에 대해 전날 종가 대비 8% 가까운 할인율을 적용한 2만 8704원에 블록딜을 진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록딜은 일정 규모의 주가 할인율이 적용되고 주식 공급량이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통상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립니다. 지난 해 9월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당일 7.7% 떨어진 바 있습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의 지분 매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할인율이 8%로 알려지며 이와 유사한 수준의 주가 낙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 당국이 ‘카톡 송금하기’ 등 간편 송금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18일 한 매체가 금융위원회가 법적으로 간편 송금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하자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3.70% 하락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융위는 같은 날 설명 자료를 통해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소비자는 간편 송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의 보완 필요성 등 자금이체업 관련 내용을 포함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며 업계와 충분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뱅크 회복 가능할까
상반기 기준 77만 3374명의 카카오뱅크 소액주주들이 탈출할 수 있을까요? 증권업계에서는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오버행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추가 대량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들이 주가를 짓누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KB국민은행 외 기존 주주들이 추가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27.20%),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23.20%), 국민연금(5.66%), 한국투자금융지주(4.00%), 서울보증보험(3.20%) 등이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은행업 및 금융 플랫폼의 업황을 감안할 때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가시적인 개선은 당분간 제한적이지만 다른 기존 주주들이 물량 부담으로 출회할 가능성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지분 약 4.90% 중 일부를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당분간 정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블록딜로 90일의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매도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의 입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블록딜과 간편 송금 법적 금지 검토 소식 외에도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DB금융투자는 6월 29일 당시 주가보다 대폭 낮은 가격을 목표가로 제시했습니다.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 '언더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하회)과 목표주가 2만 4600원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은행 규제를 받는 이상 은행의 성장 논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성장 초기 단계를 지나면서 대출 만기 연장 부담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성장률이 낮아져 하락한 자본효율성 때문에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은행업의 속성상 철저한 내수 기반 산업이며,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려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회사 측이 강조하고 있는 플랫폼 수익도, 은행의 비이자이익과 큰 차별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도 8월 4일 목표주가를 4만 7000원에서 3만 원으로 낮춰잡았습니다. DB금융투자와 마찬가지로 당시 주가보다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것입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모니터링 요소로서 성장성 방어와 건전성 악화를 감내하는 마진율 확대 여부를 제시한 바 있는데, 2분기부터 본격 판매된 모기지대출 성장이 부진하고 순마진율이 하락하면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금산분리 완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투자매력이 제고될 수 있으나, 아직 예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평가 위해 청사진 제시해야”
카카오뱅크가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카카오뱅크 플랫폼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를 잠재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재평가를 위해서는 물량 부담 우려를 상쇄시킬 정도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혹은 청사진 제시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